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미술과 컴퓨터에 푹 빠져 대학생활을 하던 황 씨는 3학년이던 1998년 인턴사원 생활을 하며 구글과 처음 만났다.
그가 졸업 후 망설이지 않고 구글에 입사한 이유는 단순했다. “식당의 밥이 맛있고 업무가 끝나면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안마기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원을 생각하는 좋은 회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입사 후 일주일에 몇 번씩 새벽 별을 보며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지금도 업무 강도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늘 직장생활이 즐거운 건 구글이 ‘이윤만 생각하지 않는 기업’이라는 자부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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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이 ‘유료화’를 시도할 때 거꾸로 갔다.
사진을 검색하고 이미지를 쉽게 편집해 주는 ‘피카사’ 프로그램을 만든 업체를 인수해 유료로 판매되던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급했고 무료로 사용하는 1GB(기가바이트) 용량의 ‘G메일’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황 씨는 “구글이 세계적으로 더 큰 기업이 되도록 돕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올해 27세인 그는 구글의 각종 ‘콘텐츠’를 세계 100여 개 언어로 만드는 ‘인터내셔널 웹마스터’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황 씨가 한국 누리꾼(네티즌)에 대해 놀랐던 경험 하나. 8월 15일 광복절 기념으로 구글 로고의 알파벳 ‘g’를 한반도 지도 모양으로 바꿔놓았는데 불과 10분 만에 e메일이 날아왔다. “울릉도와 독도가 지도에서 빠졌다.”
구글은 최근 본격적으로 한국 진출을 시작했다. 아직 공식 법인은 없지만 한국어 사이트(google.co.kr)를 비롯해 G메일과 툴바, 데스크톱 검색, 뉴스 등 주요 서비스를 한국어판으로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구글은 9일부터 서울의 대학가를 2층버스로 돌며 서비스를 알리는 활동에 들어갔다. 이 버스에선 황 씨의 환한 얼굴을 만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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