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까 말까 망설이다 싼값에 끌려
가격표를 보고 구매 품목을 바꾸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까르푸 목동점 정육담당 판매사원 장정숙 씨는 “한우를 찾던 고객은 호주산 고기나 국산 삼겹살로 눈을 돌리고, 삼겹살을 사려던 손님은 전지목(돼지 앞다리살)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에서 삼겹살은 1근에 9600원을 줘야 하지만 앞다리살은 같은 양을 3000원에 살 수 있다.
과일도 마찬가지. 비싼 국내산 과일 대신 수입산을 찾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수입 포도인 레드글로브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데서 최근 소비자들의 내핍 소비를 읽을 수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껍질이 두껍고 맛이 덜해 인기가 없었지만 올해 1∼4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나 늘었다.
참외나 수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토마토도 요즘 인기품목이다.
상추나 깻잎 대신 다시마나 양배추를 고르는 주부들도 늘어났다. 비슷한 돈을 주더라도 2, 3배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매행태는 대부분의 할인점 매장에서 나타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신선1팀 백승준 팀장은 “고등어 대신 값이 싼 꽁치의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아무리 물가가 오르더라도 먹지 않고 살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싼 대체 상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알뜰 소비를 하려면
같은 품목이지만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요령을 알면 실속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굴비 대신 가공하지 않은 조기를 사는 식이다. 이마트에서는 조기 가격이 굴비 가격보다 33% 정도 싸다.
가공을 하지 않은 고등어는 한 마리에 2800원이지만, 자반고등어는 두 마리가 2980원 선에 팔린다.
느타리버섯과 육질이나 맛이 비슷한 참타리버섯도 인기다. 느타리버섯이 100g에 1880원인데 비해 참타리버섯은 990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1∼4월 느타리버섯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참타리버섯은 21%나 증가했다. 총판매액도 참타리버섯이 느타리버섯을 앞질렀다.
이마트 수산물 담당 바이어인 이홍덕 과장은 “살아나는 듯하던 경기가 다시 움츠러들면서 값싼 상품에 고객이 몰리고 있다”며 “갈치포나 자반고등어 등 저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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