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 중앙산업에서 1996년부터 2년여간 산업연수생으로 일한 태국인 소파 댕응암(46) 씨.
한국에서 월 60만∼80만 원을 받은 그는 저축한 1000만 원으로 고향에 돌아가 정미소를 차리고 돼지 사육을 시작했다. 이젠 한달에 540만∼570만 원을 버는 어엿한 사장님이다.
그는 ‘중소기업주간’(16∼21일)을 맞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특별 초청한 연수생 출신 ‘외국 성공 인사’ 5명 가운데 1명. 과거에는 연수생이었으나 이제 ‘사장님’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17일 그동안의 고생과 성공 스토리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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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류뎬타이(劉佃太) 씨는 한국에서 배운 ‘가족 경영’을 실천해 고국에서 성공한 케이스. 그는 2000년부터 3년간 충남 연기군의 한양사료공업에서 일했다.
“회사에서 ‘직원은 가족’이라는 걸 많이 강조하더군요. 중국에선 이런 개념이 별로 없거든요. 한국에서 모은 2400만 원으로 중국에서 철광석 사업을 시작했는데 회사에 ‘가족 경영’을 도입해 직원 관리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충북 음성군의 효인산업에서 2년간 근무했던 인도네시아 출신 수나르토 무하맛(35) 씨는 “먹고 싶을 때 안 먹고 남들 놀 때 일해 힘겹게 모은 돈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생선요리를 취급하는 수상(水上) 레스토랑을 개업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연수 기간 중에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건 낚시밖에 없어서 낚시를 즐겼는데 이때 아이디어를 얻어 수상 레스토랑을 차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수상 레스토랑 3곳을 보유해 월 500만 원 정도를 버는 무하맛 씨는 한국에 연수생으로 오기 전과 성공한 지금 수입을 비교하면 100배 정도 차이 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파라리예프 자혼기르(30) 씨와 인도네시아의 숭코노(35) 씨도 각각 고국으로 돌아가 식당과 빵 공장을 차려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주위 친구들 가운데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 취업 희망자들에게 이런 충고도 남겼다.
‘다른 회사와 월급을 비교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말 것.’
‘한국 사람들이 윽박지르더라도 상처받지 말고 도망가지 말 것, 원래 성격이 급함.’
‘빨리빨리 문화에 적응할 것.’
18일 자신들이 예전에 일했던 업체를 방문해 옛 동료들과 반갑게 만난 이들은 중기협 주관 외국인 근로자 위로잔치, 명승지 관광 등 여러 행사에 참석한 뒤 23일 출국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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