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순(李洪淳·사진) 삼보컴퓨터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 후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 편지를 남겼다. 이 편지는 A4 용지 2장 분량에 ‘임직원 여러분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 회장은 편지에서 “여러분 죄송합니다. 나는 실패한 경영자로 결국 회사를 떠나지만 회사 자체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25년간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 삼보컴퓨터가 대한민국 경제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도록 여러분 모두의 흔들림 없는 지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주주로서 모든 권리가 소멸되지만 그동안 짓눌려 왔던 과다한 부채의 질곡에서 벗어나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법정관리 신청은)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용태 명예회장의 맏아들인 이 회장은 2003년 4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경영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로 복귀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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