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소문에 코스닥 요동…‘덩달아 투자’ 큰코 다칠라

  • 입력 2005년 5월 24일 04시 20분


인수합병(M&A)과 인수 후 개발(A&D) 테마가 코스닥시장을 휩쓸고 있다.

코스닥 등록기업 분석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의 모임인 코스닥발전연구회가 11일 “올해 하반기 M&A가 코스닥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며 추천종목을 발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연구회가 추천한 종목 10개가 12, 13일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은 이후 시장에서는 M&A 관련 종목의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문제는 테마주의 중심을 이루는 대부분의 종목이 단순한 소문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 소문의 근거가 확실치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몇몇 종목의 주가가 폭락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소문이 띄운 투기성 주가

코스닥발전연구회 발표 이후 동양텔레콤과 대주레포츠 등은 주가가 갑절 이상 올랐다. 하지만 중앙디자인과 일야하이텍 등은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최근 폭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들 종목 가운데 M&A가 진행되는 기업은 없다. 근거 없는 기대에 의해 1000원 미만의 저가주들이 요동치는 일종의 투기 현상인 셈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숨을 고르자 최근에는 이른바 ‘카더라 통신’에 의한 2차 M&A 테마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16일에는 KT가 연예기획사 포이보스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포이보스 주가가 14.71%나 급등했다. 하지만 다음 날 KT가 “포이보스 인수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공시하자 포이보스 주가는 하한가로 떨어져 전날 상승분을 그대로 토해냈다.

20일 오전에는 TV홈쇼핑 업체인 씨앤텔이 한 연예프로덕션에 인수된다는 소문에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 그러나 소문의 ‘약발’이 오후 들어 잦아들면서 결국 주가는 전날보다 5원 하락한 채 마감했다.

신천개발도 20일 A&D 가능성이 소문으로 돌면서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가 23일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 포인트

M&A 관련 종목은 주가가 아무리 오르고 있어도 절대로 추격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

이런 종목은 주가가 급등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가가 폭락하기 때문에 매도 시점을 놓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M&A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미리 투자하고 싶다면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현저하게 낮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 특히 보유 자산에 비해 주가가 크게 낮은 저평가 기업은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드물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 뒤 ‘M&A가 이뤄지면 좋고 안 이뤄지더라도 언젠가는 주가가 기업 가치에 수렴하겠지’라는 믿음으로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은 투자전략.

만약 미리 사 둔 종목이 M&A 테마에 포함돼 주가가 급등한다면 ‘더 오르겠지’ 하는 욕심을 버리고 매도 시점을 빨리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차피 이런 종목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오르는 것. 더 오를지 폭락할지는 운명에 맡겨야 하므로 적당히 주가가 오르면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이익을 지키는 방법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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