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로부터 8600억 원가량에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을 매입한 GIC의 취득·등록세 탈세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 이봉화(李鳳和) 재무국장은 “국세청의 론스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GIC에 조사 방침을 통보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GIC는 스타타워를 판 론스타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므로 당분간 조사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GIC는 지난해 12월 론스타로부터 주식 인수 방식으로 스타타워 건물을 사들였다.
건물을 소유한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부동산을 현물 거래한 것과 달리 취득·등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GIC는 이 방법으로 약 430억 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
주식 인수 방식이라도 인수자 가운데 51% 이상 지분을 가진 과점주주가 있으면 취득세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GIC는 자회사로 추정되는 2개 회사를 동원해 각각 50.01%와 49.99%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세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세무조사에 나서도 실제 세금을 부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GIC 자문을 맡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세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따랐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GIC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계 펀드들도 대형 빌딩을 사들일 때 같은 방법을 써 지방세를 거의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IC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부동산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으며 1999년 이후 서울에서만 6개 빌딩, 1조416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싱가포르투자청의 국내 주요 부동산 매입 현황 | ||
연도 | 위치 | 금액(원) |
1999 | 서울 송파구 신천동 시그마타워 | 330억 |
2000 | 서울 중구 회현동 프라임타워 | 490억 |
2000 |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 3,555억 |
2003 | 서울 중구 무교동 현대상선빌딩 | 430억 |
2004 | 서울 중구 무교동 코오롱빌딩 | 760억 |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 8,600억 |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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