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0달러만 내면 휴대전화로 TV를 볼 수 있고(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전화기만 있으면 은행에 안 가도 되고(모바일 뱅킹),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인터넷에 올리는(모바일 싸이월드) 나라.
이들은 한국을 찾은 지 24시간도 채 안 돼 ‘현재진행형’인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IT) 서비스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에게는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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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은 통신사업자 간 합병으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에서 유럽통화방식(GSM)으로 통합되고 있다. SK텔레콤의 미국 진출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지동섭(池東燮) SK텔레콤 경영전략실장은 “서로 다른 방식의 망 사이에서 멀티미디어와 단문메시지 등을 구현하는 게 쉽지는 않다”며 “1년만 먼저 진출했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본사.
이종석(李宗錫)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실장이 “삼성을 아는 분이 있나요. 어떻게 알게 됐나요”라고 묻자 “얼마 전 황창규(黃昌圭) 사장이 와서 강연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다”라는 대답이 나왔다.
여전히 매서운 질문들.
“삼성은 뭘 파는 회산지 알 수 없는 광고를 많이 한다. 올림픽, 자동차경주, 축구팀을 후원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은 그저 삼성이라는 이름만 알 뿐이다.”
이 실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전략이다. 기술력이 높고, 고객을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땀을 훔쳤다.
소니를 제칠 수 있었던 비결, 프리미엄 브랜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점, 삼성의 혁신을 흉내 내는 회사에 대한 대비책…. 젊은 경영학도들의 궁금증은 끝이 없었다.
일본에서 곧바로 한국으로 건너온 빡빡한 일정. 지쳤을 법도 한데 책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하느라 눈을 반짝거린다.
버스로 이동하거나 잠시 쉬는 동안에도 ‘분석’이 이어졌다.
“한국의 휴대전화 서비스가 지금까지 봤던 모든 서비스 가운데 가장 다양하고 실생활과 밀접한 것 같다.”
“일본에서 휴대전화가 커뮤니케이션 도구였다면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쪽에 치우쳤다.”
이번 프로그램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한국 유학생들이 중심이 돼 마련했다.
1년차 김정훈(29) 씨는 “국가 방문 프로그램은 보통 15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한국을 보고 싶어 하는 학생이 많아 이번에는 32명이 오게 됐다”고 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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