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의 한국투자포럼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황 행장은 1일(현지 시간) 뉴욕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도 삼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고려대 사건’을 직접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은 삼성에서 이 회장의 영어 통역을 도맡아 하는 등 이 회장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황 행장은 “삼성은 그동안 세계의 넘버원이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주위를 돌아볼 때도 됐다”면서 “아마도 1990년대에 ‘고려대 사건’을 겪었다면 삼성으로선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겠지만 이제는 ‘좀 더 사회에 기여하고 책임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은 큰 조직에서 넓은 시야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삼성의 경우 구조조정본부가 대(對)언론 또는 대정부 업무를 다 해 주다 보니 외풍에 약한 것이 흠”이라고 말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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