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환율이 급격히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때 달러화를 사들여 ‘속도 조절’에 나서던 행태를 넘어 다분히 공격적으로 변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달 27일 이후 적은 양이긴 하지만 외환시장에 개입해 달러화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변수가 최근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데다 유럽지역 정세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 달러당 원화 환율이 오를 요인이 많은데도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지난달 31일 프랑스에서 유럽연합(EU)헌법이 부결된 것을 계기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외환시장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자 외환당국은 즉각 달러화를 사들였다.
2일 개장 초반 약보합세였던 원-달러 환율은 당국의 시장 개입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 5.2원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이런 당국의 태도 변화는 우선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기만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시장 참가자들의 인식을 바꿔 환율이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오재권(吳在權) 외환시장팀장은 “당국이 (환율 끌어올리기의) ‘깃발’을 들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원화가치가 국제적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나 홀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바로잡아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한 외국환중개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환율이 다시 떨어질 때를 대비해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아직 내수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수출업체들을 돕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과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거래일 기준)간 10.3원 올랐다. 2일 종가는 1012.8원으로 4월 19일(1013.9원) 이후 가장 높았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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