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내비게이션 “유쾌한 길동무”

  • 입력 2005년 6월 4일 03시 02분


차량항법장치(내비게이션)가 본래의 길찾기 기능에서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각 제조업체의 콘텐츠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차량항법장치(내비게이션)가 본래의 길찾기 기능에서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각 제조업체의 콘텐츠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이고 얘야, 항상 운전 조심하거라.” 보통의 차량항법장치(내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는 단정한 여성의 목소리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만도맵앤소프트’가 최근 개발한 ‘아버님 버전’이란 내비게이션은 이렇게 인자한 노인의 목소리로 길 안내를 시작한다. 노인 외에도 ‘아기 버전’ ‘에로버전’ ‘사투리버전’ 등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현대자동차의 모젠 및 LG텔레콤과 KTF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공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이제 단순한 길안내 도구가 아니다.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단말기 기능이 향상되면서 ‘진화’하고 있다.》

○ 나들이 정보에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유피’의 테마 정보는 주말 나들이 걱정을 덜어 준다. 누구와, 어디로, 어떤 목적으로 가는 여행이냐에 따라 ‘추천 여행지’가 수백 건이나 입력돼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이 공유하는 정보를 소프트웨어에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여행지 인근 식당의 주요 메뉴나 테이블 수, 전화번호 등도 수록돼 있다.

파인디지털의 ‘Fine-A500’은 지명(地名)을 넣은 길 안내가 특징. 예전에는 “500m 앞 우회전입니다”라고 하던 것을 “500m 앞 역삼역에서 우회전입니다”라고 하는 식이다.

대부분 50만 원대의 고급 단말기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되는 추세.

현대오토넷의 ‘폰터스 HNP-3510’으로는 MP3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디지털미디어방송(DMB) 수신이 가능한 단말기를 연말쯤 내놓을 예정이다. 무선통신 모뎀을 이용해 인터넷 다운로드를 하지 않고도 각종 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해 준다.

기륭전자의 ‘조이앤나비 CNS4000’에서 MP3 음악을 재생하면 FM트랜스미터를 통해 자동차 스피커에서도 들을 수 있다.

○ 길 찾기도 더욱 똑똑하게

내비게이션이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것은 ‘두뇌’에 해당하는 ‘디지털 지도’의 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도는 위치 정보와 각종 콘텐츠를 담고 있는 소프트웨어. 용량이 커지니 내비게이션 본연의 임무인 길 안내 기능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다.

내비게이션이 첫선을 보였던 2001년 32MB(메가바이트) 정도였던 디지털 지도의 용량은 현재 1GB(기가바이트·1024MB)까지 늘었다. 주소지 정보도 200만 개에서 2500만 개가 됐다. 웬만한 곳은 전화번호만 입력해도 찾을 수 있을 정도.

교통위반 단속 카메라 정보도 2001년 3000군데에서 올해 3만5000군데까지 늘었다. 각종 테마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용량이 커진 덕이다.

팅크웨어 김형주 홍보팀장은 “다양한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제품에 반영되면서 디지털 지도의 용량이 커지고 있다”며 “단말기의 성능 향상과 함께 업체들의 콘텐츠 개발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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