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조세회피 제동건다…재경부, 7일 말聯과 협상

  • 입력 2005년 6월 6일 03시 03분


외국 자본이 조세피난처에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이를 통해 국내에 투자했더라도 국내에서 얻은 이익에 대해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조세조약과 국내 세법 개정이 추진된다.

현재 과세할 수 없는 미국 영국 등의 펀드가 한국에서 얻은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과세할 수 있도록 조약을 개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세조약은 상대국과 협의를 거쳐야 하고 상대국에 준 기득권을 양보받기가 쉽지 않아 조약 개정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재정경제부는 6일 “외국인이나 한국인이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조세피난처를 통해 한국에 투자해 얻은 소득에 대해 한국 정부가 과세할 수 있도록 세법에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말레이시아 라부안처럼 조세조약을 맺은 뒤 조세피난처 제도를 도입한 경우 제3국 거주자는 조세조약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조약을 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개정 법률안은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한국은 현재 말레이시아 미국 일본 등 62개국과 조세조약을 맺고 있다.

재경부 이경근(李京根) 국제조세과장은 “한국은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조세피난처를 통한 투자소득에 대해서도 실질 투자자를 가려내 과세를 해 왔다”며 “그러나 일부 외국계 펀드가 조세조약을 근거로 과세에 불복하는 사례가 있어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경부는 7∼10일 서울에서 말레이시아와 조세조약 개정을 위한 제2차 협상을 갖고 조세피난처로 이용되고 있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조세피난처(Tax Haven):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자본거래나 무역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매우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지역. 라부안, 케이맨, 바하마, 버뮤다 등 세계 30여 곳에 이른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 펀드는 주로 말레이시아 라부안을 이용한다.

이병기 기자 eye@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