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대기업들이 소극적인 경영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대신 경영내실화에 주력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올해 초 세운 경영목표를 높이기보다는 낮추겠다는 기업이 더 많고 경기가 곧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그리 높지 않다.
○ 성장보다 안정 위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국내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6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7∼12월) 중점 경영전략으로 ‘설비투자 추진’을 꼽은 기업은 전체의 4%에 그쳤다. R&D를 강화하겠다는 기업도 1%에 불과했다.
하반기 경영환경이 불투명하자 기업들이 성장보다는 안정적 경영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경영내실화를 다지겠다는 기업은 51%로 절반을 넘었다. 환율과 유가 등 경영에 위협이 되는 경제변수를 관리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21%였다.
연초에 세운 경영목표를 하반기에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27%인 반면 높이겠다는 기업은 11%에 그쳤다. 나머지 62%는 연초 계획을 그대로 가져가겠다고 응답했다.
○ 연내 경기회복 반신반의
경기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올 2분기(4∼6월) 1.4%, 3분기(7∼9월) 17.7%, 4분기(10∼12월) 30.5%로 49.6%가 연내 회복을 예상했다.
반면 내년 1분기(1∼3월)는 23.3%, 2분기는 19.3%였다. 내년 3분기 이후에야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도 7.8%로 나타나는 등 전체의 50.4%가 내년 이후 경기회복을 예상했다.
하반기 경기를 좌우할 변수로는 환율 32%, 내수 31%였고 이어 유가(15%), 미국과 중국의 경제동향(9%), 정부 정책(6%), 북핵문제(5%), 노사관계(2%) 순이었다.
정부 경제정책의 우선과제로는 46%가 내수회복을 꼽았고 이어 환율관리(22%), 원자재 수급대책(15%), 종합투자계획 실행(6%), 규제 철폐(6%) 순이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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