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이뤄진 매사추세츠 주 낸터킷은 1980년대와 90년대 정보기술(IT) 열풍과 금융산업의 성장 등을 통해 엄청난 부(富)를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최근 몰려들고 있는 곳. 이곳 공항은 주말만 되면 한꺼번에 수백 대의 비행기가 착륙해 항공기 주기 전쟁이 벌어진다. 대부분의 비행기는 신흥 부자들이 타고 온 전용기.
신흥 부자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부를 정당하게 축적했고 이미 세금을 충분히 납부했다는 점 때문에 부를 과시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열심히 번 만큼 열심히 쓴다’는 것이 이들의 모토다.
저녁 식사에 500달러짜리 포도주가 곁들여지고 수백만 달러가 넘는 호화주택과 대형 요트는 이미 이들 신흥 엘리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필요한 곳에 거액을 기부하는 자선단체 활동에도 빠지지 않는다.
‘과거의 부자’들이 주요 회원으로 있는 요트클럽이나 골프클럽에 가입하기가 어렵게 되자 이들은 아예 독자적으로 최고급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이 새로 만든 요트클럽과 골프클럽의 회원권은 이미 30만 달러(약 3억 원)를 호가한다.
부자들이 몰리다 보니 부동산 가격도 폭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낸터킷에서는 1600만 달러(약 160억 원)짜리 집이 거래되기도 했다. 평균 주택가격만도 170만 달러(약 17억 원)로 전년도에 비해 26%가 올랐다.
이러다 보니 ‘과거 부자(the haves)’와 이들보다 더 부자인 ‘신흥 부자(the have-mores)’ 사이에 갈등이 조성되기도 한다. 과거 부자들은 “새로운 부자들이 과시형 소비 형태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불만인 반면 신흥 부자들은 이에 대해 “질투심에서 비롯된 반응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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