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는 이날을 ‘세 마녀가 심술을 부리는 날’이라는 뜻으로 ‘트리플 위칭 데이(triple witching day)’라고 부른다. 그만큼 선물과 옵션 만기일이 증시에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9일은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콜금리를 결정하는 날이기도 하다.
세 마녀 심술도 예상하기 어려운 판에 금리라는 변수까지 더해져 9일 증시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증시에서는 “마녀가 셋에서 넷으로 늘었다”며 9일을 ‘쿼드러플(quadruple·네 겹이라는 뜻) 위칭 데이’라고 부르고 있다.
○ 만기일 관련 매물
파생상품 동시 만기일이 증시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선물 및 옵션과 관련한 주식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
기관투자가들은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과 선물을 사고팔아 이익을 내는 투자기법을 사용한다. 개인투자자는 이 복잡한 원리를 반드시 이해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이렇게 기관이 매수한 주식은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순전히 선물시장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언젠가는 시장에 매물로 나와야 한다는 점. 만기일이 되면 이런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와 시장을 흔든다.
9일에는 만기일과 관련한 주식 매물이 최대 3000억 원어치 이상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최근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는 평가.
기관이나 외국인 등 대형투자가들이 만기일 관련 매물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 사들인다면 증시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대한투자증권 지승훈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적극적이고 적립식펀드 금액도 7조 원을 넘어 매수세력은 충분한 상태”라며 “9일 만기일 관련 매물이 많이 나오겠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뒷받침된다면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만기일을 잘 넘기면 10일부터 단기적인 강세장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3000억 원가량의 매물을 무리 없이 받아냈다는 것은 그만큼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한은 총재의 ‘입’에 관심
‘네 번째 마녀’로 불리는 금통위의 콜금리는 ‘동결’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따라서 예상대로 금리가 동결된다면 증시에는 별 영향이 없을 전망.
관심은 금리가 아니라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가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은 아니어도 올해 안에 금리가 더 오르느냐가 증시의 관심사이기 때문. 만약 박 총재가 최근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면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부동산으로 돈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한영탁 연구원은 “콜금리는 일단 동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박 총재의 ‘코멘트’를 들어봐야 여러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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