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 PC본체 30만원 시대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데스크톱 컴퓨터 본체 가격이 ‘30만 원대 시대’를 맞았다.

컴퓨터에서 모니터를 제외한 본체 가격은 1990년대 말까지도 100만 원을 넘었다. 하지만 2000년부터 저렴한 모델이 나오기 시작해 2003년 70만∼80만 원대를 거쳐 최근에는 40만 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고급 전자사전이나 MP3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이다.

○ 30만 원대 PC 본체 늘어

서울 용산전자상가나 온라인쇼핑몰에서 30만 원대 컴퓨터 본체를 파는 매장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나 검색 사이트 네이버 등에도 본체가 30만 원대인 PC가 많다.

용산전자상가 PC유통업체 중 규모가 큰 편인 아이코다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31만∼39만 원짜리 컴퓨터 본체를 여러 종 전시해 두고 있다.

아이코다 최중호(崔仲鎬) 인터넷사업팀장은 “자체 브랜드로 나가는 PC 중 40%가량이 30만 원대”라며 “대학생과 중소업체가 많이 사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30만 원대 PC 본체의 대표적인 사양은 △중앙처리장치(CPU) 인텔 셀러론 2.4GHz △메모리 256 혹은 512MB(메가바이트) △하드디스크 80GB(기가바이트) 등으로 ‘리니지’ 같은 복잡한 온라인 게임을 할 때를 제외하면 업무용 컴퓨터로 손색이 없다.

다나와의 정세희(鄭世凞) 차장은 “컴퓨터 부품 가격 하락과 제조기술 표준화로 30만 원대 컴퓨터도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델’도 최근 39만 원대 PC 본체(부가세 별도)를 선보였다. CPU로 인텔 셀러론을 사용했고 256MB 메모리에 40GB 하드디스크를 갖췄다. 이 회사는 소규모 네트워크 관리기능을 갖춘 서버급 컴퓨터도 39만 원대에 내놓았다.

○ 똑똑한 구매 요령

30만 원대 PC 기능 중 성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품만 보강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조립PC 판매업체들은 온라인상에 선택 가능한 다른 부품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DVD에 저장하고 싶다면 DVD읽기·쓰기겸용(RW) 드라이버를 선택한 뒤 추가요금만 내면 되는 식이다.

부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가 고용량 제품을 선택해도 추가 부담은 크지 않은 편. 삼성전자 256MB 메모리가 2만 원대이고 512MB는 4만 원대. 하드디스크는 80GB가 5만 원대 후반이고 120GB는 6만 원대 후반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80GB 하드디스크는 10만 원대였다.

삼성경제연구소 민병석(閔丙錫) 수석연구원은 “컴퓨터 제조기술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지 않아 본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개인이 각자 동영상을 편집하는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고급 사양에 대한 수요가 없어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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