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세상]필름의 깊은 맛 못낸다고?…1000만화소급 달라요

  • 입력 2005년 6월 16일 03시 24분


필름카메라 마니아들은 디지털카메라로는 필름의 ‘깊은 맛’을 못낸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1000만 화소급 디카들이 나오면서 필름의 화질에 근접해 가고 있다.

30년간 필름을 연구 개발해 온 일본 후지필름의 나카다 겐지(53) 수석연구원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디카로는 필름의 미묘하고 섬세한 색감을 100% 똑같이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검고 흰 명암 부분의 약점을 보완해 잡티를 걸러내는 1000만 화소급 디카들은 필름으로 찍은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출판사진팀은 최근 촬영장비를 전부 캐논의 DSLR(렌즈교환식 디카) ‘EOS 1Ds Mark II’로 교체했다. 고화질을 요구하는 ‘여성동아’ ‘주간동아’ 컬러 잡지사진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해상도가 좋아졌기 때문. 해상도 300dpi로 인쇄한 11×14인치 사진을 확대해 보면 필름을 쓸 때 나타나는 둥근 입자 대신 십자모형의 입자가 화질과 색감을 부드럽게 한다.

캐논과 니콘은 필름에 가까운 해상도를 가진 디카를 만들고 있는데 이는 이미지센서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 양사는 고급 디카의 경우 CCD(전자결합소자) 대신 CMOS 방식의 이미지센서를 달고 있다. CMOS는 원래 PC캠 카메라폰 등 저화질로 쓰이던 것. 그러나 CCD보다 크게 만들기 쉬운 데다 기술 발전으로 고화질이 가능해져 색깔 재현이 풍부하고 잡티도 적어졌다. 또 제조 단가가 싸고 전력 소모량도 적다.

▽캐논 EOS 1Ds Mark II=EOS시리즈의 최상급 기종으로 1670만화소급이다. 가장 큰 장점은 필름카메라와 똑같은 크기의 CMOS를 장착해 렌즈의 원래 화각(앵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기존 DSLR는 이미지센서가 필름보다 작아 렌즈 화각의 70∼85%만 뷰파인더로 보이고 그만큼만 찍혔다. 필름과 비슷한 색상을 만들어 주는 ‘5패턴 컬러매트릭스’ 기능이 있다.

▽니콘 ‘D2X’=1200만 화소급. CMOS에 들어온 빛을 디지털로 변환시키기 전에 각각의 화소를 4개 채널로 분리해 동시에 읽어내기 때문에 색상이 선명하다. 또 사진 저장 과정에서 잡티를 자동으로 없애 주는 기능과 ‘자동 화이트밸런스’와 ‘자동 톤 조정’ 기능도 있다.

두 카메라 모두 낮에 해처럼 밝은 물체를 촬영할 때 달무리 같은 둥근 원이 나타나고 30분 이상 장시간 노출하면 잡티가 끼는 ‘열화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단점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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