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지포라이터 카메라, 첩보원용 손목시계 카메라, 방아쇠를 당기면 사진이 찍히는 총 모양의 카메라, 어른 키 높이의 커다란 주름상자 카메라.
세계적으로 희귀한 이런 카메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바로 서울 관악구 신림본동에 자리 잡은 ‘한국카메라박물관’(www.kcpm.or.kr).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는 기본, 사진 역사의 흐름까지 덤으로 이해할 수 있는 카메라박물관을 소개한다.
박물관에 가면 총 3000여 점의 카메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렌즈와 액세서리 등 카메라 관련 기자재까지 합치면 1만5000점 이상. 이 모든 것을 사진을 취미로 즐기던 김종세(54) 관장이 20여 년에 걸쳐 수집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850년 프랑스산 목제 박스형 카메라.
1850년부터 1990년까지 카메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희귀 카메라만 700여 점에 이른다. 특히 방아쇠를 당겨 셔터를 누르는 총 모양의 올림피아 소나(Olympia Sonnar)는 세계적으로 4대만 생산된 희귀종. f2.8짜리 180mm 망원 렌즈에 미러가 총대 위에 달려 있다.
1850년대 만들어진 다게레오 타입 카메라(사진촬영을 위해 제작된 최초의 카메라)와 1880년에서 1930년대에 생산된 입체 카메라를 비롯해 70여 점의 소형 첩보원용 카메라, 옛날 유리원판 필름과 프린트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제작된 카메라들과 전 세계 각 나라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카메라도 살펴볼 수 있다. 황동으로 만든 카메라렌즈를 통해 렌즈의 발달사도 살짝 맛볼 수 있다.
때마침 ‘세계 역사적인 카메라 특별전’(6월 15일∼8월 14일)도 열리고 있다. 30일까지는 무료. 02-874-8743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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