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대우그룹 계열사 등을 맡아 기업을 되살리는 데 기여했고 일부는 분식회계 등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야인(野人)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여전히 김 전 회장과 대우 브랜드에 대한 강한 ‘로열티’를 보이고 있다. 이사급 이상 임원 1000여 명은 ‘우인회’라는 조직을 통해 지금도 수시로 만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 전 회장의 측근은 종합상사 ㈜대우의 후신(後身)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이태용(李泰鎔) 사장. 그룹이 해체된 1999년 ㈜대우 무역부문 사장을 맡았던 이 사장은 2000년 대우인터내셔널의 초대 사장을 맡아 워크아웃 졸업을 주도했고 미얀마에서 ‘해상 A-1광구 천연가스전’ 개발에 성공했다.
GM대우차와 쌍용차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의 이동호(李東虎) 사장은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출신. 이 사장은 2000년 10월 대우자판 사장을 맡아 채무탕감이나 출자전환 없이 대우자판을 정상화시켜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대우종합기계의 양재신(梁在信) 사장은 최근 이 회사가 두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이 됐다. 폴란드 대우FSO자동차 사장과 대우중공업 기계부문 사장을 거쳤다.
신영균(申英均)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현재 동부그룹 화학부문 부회장을 맡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추호석(秋浩錫) 사장도 대우중공업 사장 출신이다.
백기승(白起承)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는 옛 대우그룹의 ‘대변인’ 역할을 맡아 왔다. 최근까지 유진그룹 전무로 일하다가 김 전 회장의 귀국과 함께 ‘공보 대리인’ 역할을 하기 위해 회사를 휴직했다.
반면 이른바 ‘런던 스쿨’로 불리던 김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은 분식회계 등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총 23조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아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런던 스쿨이란 대우그룹 ‘세계 경영’의 핵심이었던 ㈜대우 런던법인을 거친 인재들을 일컫는 말.
장병주(張炳珠) 전 ㈜대우 사장, 김태구(金泰球) 전 대우자동차 사장, 강병호(康炳浩) 전 대우통신 사장 등이 런던 스쿨 출신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 전 회장과 대우의 입장을 강하게 옹호했던 장 전 사장은 건강이 악화돼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강 전 사장은 현재 실형을 살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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