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를 스승으로 모시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3학년 최호선(21) 씨는 건설회사인 삼대양개발 정장율 회장의 멘티. 최 씨는 “건설업뿐만 아니라 헤드헌터, 컨설턴트, 교수 등 여러 가지 직업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다”며 “무엇보다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대학생으로서 회사의 경영전략회의에 참가하는 등 경영자의 고뇌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최원종(25) 씨는 얼마 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에서 열린 태준제약의 월례전략회의에 참석했다. 한 사안에 대해 임원끼리 공박하는 모습이나 이태영 회장이 화를 내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그는 “교과서의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야전 전략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2학년 변익주(20) 씨는 ㈜선진 박성수 회장의 권유로 겨울방학 때 2주일 동안 이 회사 천안 공장에서 일을 했다.
○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와 이견
CEO들은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어 한다. 특히 올바른 기업관, 인생관, 국가관은 CEO들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주제. 이 모든 것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까?
동국산업 정 사장은 ‘나눔의 경영’을 모토로 삼고 있으며 홍 씨를 만나서도 줄곧 이 이야기를 했다. 홍 씨는 “좋은 이야기도 좋지만 그런 이야기보다 실생활에서 더 큰 감명을 받는다”고 했다.
홍 씨는 정 사장이 오전 6시에 출근해 3시간가량 정보를 얻기 위해 조간신문을 직접 스크랩하는 것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삼대양개발 정 회장이 최 씨를 만나 처음 한 질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였고, 최 씨의 대답은 “독재자”였다. 정 회장은 개발시대 한국정부와 기업인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다고 했다.
멘티 경험을 지닌 학생들은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엄청 고생하면서도 푸대접 받는 풍토가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점은 멘터링에 참가한 기업인들이 ‘좌파 성향이 되기 쉬운’ 대학생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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