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아파트 ‘블루칩 25개’ 8년간 수익 비교해보니…

  • 입력 2005년 6월 23일 03시 02분


《1997년 1월 이후 8년 5개월여 동안 국내 아파트와 주식을 대표하는 25개 ‘블루칩’의 평균 상승률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아파트가 훨씬 뛰어나 ‘부동산 불패 신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입증됐다. 주식은 크게 오르고 크게 떨어지며 종목별로 큰 차이를 보인 반면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지는 때가 적고 장기적으로 모든 종목이 고르게 올랐다.》

본보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위주로 구성된 아파트 블루칩 2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7년 1월 이후 올해 6월 10일까지 이들 아파트 가격은 평균 214.2% 올랐다.

또 대신증권의 도움을 받아 증시 시가총액 상위 25개 종목으로 구성된 주식 블루칩 25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주식값은 같은 기간 평균 216.2% 상승했다.

하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아파트 블루칩의 평균 가격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2월∼1998년 7월에 19.75%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6% 넘게 하락하지 않았다. 평균 가격이 떨어진 때는 이 시점을 포함해 2003년 말, 2004년 후반 등 모두 세 차례였다.

반면 주식 블루칩은 하락 폭이 가장 컸던 1999년 12월∼2000년 10월에 평균 주가가 반 토막(51.0% 하락)났다. 1998년 2∼6월(46.6% 하락)과 2002년 3월∼2003년 3월(38.9% 하락)에도 40% 안팎 하락했다.

종목별 가격 상승률 차이도 부동산이 주식에 비해 작았다.

주식 블루칩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이 기간에 954.1% 올라 10배가 됐다. 반면 KTF 주가는 91.6% 떨어져 1999년 12월 상장 이후 5년 반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와 달리 아파트 블루칩은 삼성전자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한 종목도 하락하지 않았다. 상승률은 최저 162.5%부터 최고 416.1%.

한국투자증권 김세중(金世仲) 연구원은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주식에 비해 가격이 떨어질 위험이 적다”며 “겉보기에는 수익률이 같더라도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을 따지면 부동산이 주식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칩:

증권시장에서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을 고루 갖춘 대형 우량주를 일컫는 용어. 부동산시장에서도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카지노 칩 가운데 파란색 칩이 가장 비싼 것에서 유래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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