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고령화 …경기침체 영향 평균 6.8년

  • 입력 2005년 6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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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임종철(林鐘哲·55) 씨는 1995년 말 구입한 현대자동차 ‘마르샤’를 10년째 몰고 있다.

임 씨는 “25만 km를 달렸어도 아직 쓸만해 당분간은 더 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타던 차 2대는 3년에 한 차례씩 바꿨는데 요즘은 불황으로 수입이 예전 같지 않아 새 차를 사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차량 성능 향상과 경기침체 영향으로 임 씨처럼 좀처럼 차를 바꾸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평균 차령(車齡·자동차가 출고된 이후의 기간)은 높아진 반면 새 차를 사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 승용차 4대 중 1대는 ‘열 살 이상’

28일 한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등록된 승용차는 모두 1079만9318대이며 평균 차령은 6.8년으로 나타났다.

평균 차령은 1996년 3.8년에서 1998년 4.3년, 2003년 5.9년으로 길어졌다. 지난해(6.2년) 처음으로 6년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7년에 육박하고 있다.

승용차 4대 가운데 약 1대는 10년 이상 된 ‘고령(高齡)’ 자동차다.

전체 등록 차량의 23.9%인 257만7700여 대가 10년 이상 된 차이며 15년이 넘은 차도 16만6200여 대(1.5%)나 됐다.

2002년 5월 전체 승용차 929만3500여 대 가운데 105만8500여 대(약 11.4%)였던 10년 이상 승용차의 비율이 3년 만에 2배 이상이 된 셈이다.

○ ‘새 차’는 오히려 줄어

차령이 높아지는 것은 우선 차의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교통체증으로 차를 많이 몰지 않는 것도 오랜 기간 차를 타는 이유로 꼽힌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1984년 132.2km였던 승용차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2003년 52.7km로 줄었다.

현재 한국의 평균 차령은 일본(6.7년) 독일(6.7년) 영국(6.9년) 등 자동차 시장이 성숙한 나라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등록 차량은 늘어났지만 2년 이하의 신차(新車)는 2002년 5월 156만1100여 대에서 지난달 142만여 대로 오히려 줄었고 비율도 16.7%에서 13.1%로 낮아졌다. 차령이 높아지는 것과는 별개로 자동차 신규 수요가 줄고 있다는 뜻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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