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신규사업 발굴에 나섰다.
삼성전자, 미국 델, HP, 일본 소니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거세게 밀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MP3플레이어 시장에는 한국의 중견기업들이 먼저 진입했지만 이제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 하지만 신규 사업에는 항상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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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콤, 게임시장에 도전
국내 1위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은 최근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해 내년 상반기(1∼6월)에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시대의 최고 콘텐츠는 음악과 게임인데 이를 하나로 합치겠다는 발상이다.
레인콤은 개인용 컴퓨터(PC) 수준의 그래픽이 가능한 게임기에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온라인 게임을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집에서 PC로 즐기던 게임을 움직이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일본보다 앞선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신순철 레인콤 상무는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TV를 보는 것처럼 MP3플레이어에도 휴대용 게임기 기능이 얹어진 것으로 보면 된다”며 “앞으로 MP3플레이어와 TV, 휴대용 게임기의 구분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레인콤에 대한 다른 평가
현재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일본의 닌텐도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소니가 최근 내놓은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닌텐도와 경쟁하는 구도다.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게임개발회사를 직접 통제하면서 인기 게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레인콤은 연간 매출액 5000억 원 수준의 중견기업. 최근 대기업들의 가격 공세로 수익률이 떨어져 게임개발회사에 개발비를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다.
게임기 산업의 핵심은 게임콘텐츠인데, 레인콤이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한데 묶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경쟁할 만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엠피오, 홈 엔터테인먼트 진출
국내 3위의 MP3업체인 엠피오는 최근 자회사인 디지탈웨이를 통해 퍼스널 비디오 리코더(PVR) 회사인 ‘디지털앤디지털’을 합병했다.
이 회사는 MP3파일과 방송, DVD 등의 영상 콘텐츠를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에 녹화할 수 있는 홈멀티미디어센터(HMC)를 개발했다.
HMC를 이용하면 인터넷에서 동영상파일을 내려받아 TV나 모니터로 볼 수 있다. 집에서 즐기던 음악과 동영상을 MP3플레이어나 PMP(Personal Multimedia Player)로 옮겨 길거리에서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시장은 한국보다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커지고 있다.
우중구 엠피오 사장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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