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점검/남항개발 2단계 공사 7월 시작

  • 입력 2005년 6월 30일 08시 04분


“인천에 ‘외항시대’가 열리고 있다.”

갑문을 통해 입출항해야 하는 인천항과 달리 남항에는 화물선이 수시로 접안할 수 있는 부두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내 항만건설 사상 첫 외자유치를 통해 조성중인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지난해 7월 1단계 준공된데 이어 2단계 공사를 앞두고 있다. 또 4개 항만물류 회사가 독자적인 부두를 갖췄거나 조성 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로 인해 남항에서 처리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조만간 인천항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항에서 미주나 유럽 지역을 운항하는 화물선 정기항로의 개설도 추진되고 있어, 그동안 부산항에 의존했던 수도권 물류체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부두로 자리 잡는 남항=싱가포르항만공사(PSA)와 삼성물산㈜이 공동 투자한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은 지난해 7월 4만t급 화물선을 접안할 수 있는 부두 1개를 완공했다. 똑같은 규모의 부두 2개를 7월 중 착공돼 2007년과 2008년에 1개씩 개장할 예정이다.

㈜대한통운이 2만t급 화물선 입출항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존 부두의 수심을 깊게 파는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E1이 3만T급 부두건설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영진공사가 소형화물선 부두를 개축해 1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지난해 5월 개장했고, ㈜선광은 1만8000t급 2개 부두를 7월 중 완공한다.

컨테이너를 취급하는 부두가 잇따라 들어섬에 따라 남항에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2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였다. 인천항의 순수 컨테이너 물동량(45만TEU)의 절반 수준에 육박한 수치다. 2008년이면 남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만TEU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비점=남항을 이용하는 화물선은 갑문 통과를 위해 해상에서 대기하지 않은 채 곧바로 부두에 접안할 수 있기 때문에 인천항에 비해 입출항 시간을 8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갑문 통과에 필수적인 예선과 도선의 도움이 필요 없어 항만 이용료도 절약할 수 있다.

수출입 화물을 취급하는 수도권 화주(貨主)의 경우 인천을 통하면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부산항까지는 트럭 수송비용이 1TEU당 45만 원이지만 인천까지는 15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

하지만 남항에서는 동남아 방면 이외 다른 지역을 오가는 정기화물선 항로가 아직 개설되지 않아 문제다. 또 ICT에서 처리되는 컨테이너 상당수가 신규 항로나 새로운 선사(船社)에서 유치한 물량이 아니어서 기존 인천항내 화물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유상정 해운물류과장은 “남항에서 유럽지역을 오가는 정기 노선이 조만간 취항할 것 같고, K해운 등의 신규 화물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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