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존슨앤드존슨 사장 “바이어보다 매장과 연애하라”

  • 입력 2005년 7월 4일 03시 13분


존슨앤드존슨이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22년이다.

길지 않은 역사에서 3년 전 한국인으로서 이 회사 한국현지법인인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던 최승한(崔乘漢) 사장. 그가 취임한 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떨어지던 매출을 회복해 2003∼200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20여 개나 되던 브랜드를 ‘뉴트로지나’ ‘클린앤드클리어’ ‘존슨즈베이비’ 등 5개로 줄이고 사업을 재정비한 덕분이다. 그러나 최 사장이 꼽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할인점 바이어를 만나보면 다들 혀를 내둘러요. ‘존슨앤드존슨 참 짜다. 프로모션도 참가하지 않고 잘도 버틴다. 그런데 사람이 바뀌어도 똑같더라’는 거죠.”

최 사장은 “우리 기업은 ‘신조(credo)’가 강한 회사”라며 “직원들에게도 바이어 한 명을 잘 사귈 게 아니라 할인점과 연애하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어떤 바이어가 오든 유통업체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게 아니라 ‘조인트 비즈니스 계획’을 짤 수 있을 만큼 서로를 잘 알라는 뜻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최근 지하철 서울교대역과 광화문역에 모유수유실을 설치했다. 또 1997년부터 시작한 ‘사랑의 터치 베이비(아기에게 마사지를 하면 정서적 안정을 주고 병까지 완화시킨다는 것)’ 캠페인을 확대 중이다. 이런 활동이 제품 매출에 큰 영향을 줄까?

최 사장은 “사회 환원 활동에 관해 매출이나 인지도 측정을 하지 않는 게 또 다른 원칙”이라며 “기업이란 어차피 이윤을 추구하게 돼 있지만 100년 뒤에도 존속할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아무런 사심 없이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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