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 사이트의 문제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문제가 처음으로 지적된 것은 연예인의 확인되지 않은 개인 신상정보를 담은 ‘연예인 X파일’이 공개됐을 때.
당시 누리꾼(네티즌)들은 포털 사이트의 뉴스 게시판에 X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곳을 댓글로 남겨 파일을 순식간에 확산시켰다.
포털들은 이를 제때 삭제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개인이 e메일을 통해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방문자가 많은 포털 사이트에 올라가면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이른바 ‘개똥녀’ 사건이 불거지자 해당 여성의 사진과 이름, 직업 등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신고 방법이 까다롭다는 점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포털 사이트는 신고 접수를 전화나 e메일이 아니라 방문이나 우편을 통해서만 받고 있다. 피해자는 본인의 명예를 훼손한 게시물에 대한 조회건수가 수만 건에 이르는 동안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 하는 것.
피해자 모임 측은 “전화와 e메일 접수를 하지 않는 것은 시간을 끌어 페이지뷰를 늘려 광고 수입을 올리려는 것”이라며 “포털 사이트는 실시간으로 수만 개의 게시물을 처리하는데 피해 구제는 낡은 통신 수단에 의존하고 있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포털 사이트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누리꾼의 눈을 끌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글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올리거나 선정적인 기사를 뉴스의 제일 앞에 배치하는 일이 거듭됐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 댓글을 따로 관리하는 전담 모니터 요원이 15명. 이들이 하루 3교대로 일하며 하루 평균 10만여 건씩 생기는 뉴스 댓글을 관리한다. 삭제하는 댓글만 평균 7000건 이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수많은 댓글을 15명의 인력이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아예 원천적으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 우려가 있는 특정인의 실명(實名) 등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입력할 수 없게 하는 식이다.
피해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포털 사이트들의 모임인 인터넷기업협회는 7일 공동으로 누리꾼을 위한 피해방지 기준을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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