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자산규모 70억 원 이상 4941개 제조업체의 현금흐름표를 분석해 6일 내놓은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평균 142억8300만 원의 현금수입을 올렸다.
이들은 벌어들인 현금 가운데 평균 77억9400만 원(55%)을 유형자산(토지, 건물, 기계설비 등 기업 활동을 위한 고정자산)에 투자했다.
이는 2003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이지만 외환위기 전인 1994∼1997년 평균(106억9000만 원)의 73% 수준이다.
제조업체의 유형자산 투자는 2000년대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제조업 유형자산 증가율은 1971∼1979년 평균 29.8%, 1980∼1989년 평균 18.9%, 1990∼1999년 평균 14.5%였지만 2000∼2004년에는 평균 1.0%에 그쳤다.
지난해 제조업체들은 오히려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에 열을 올렸다. 유가증권 투자액은 평균 14억9100만 원으로 2003년보다 44% 이상 늘었다.
또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평균 14억8900만 원) 배당금을 지급하고 평균 11억8200만 원의 금융회사 빚을 갚았다.
이윤호(李允鎬) LG경제연구원장 등 전문가들은 최근 한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설비투자 부진 때문”이라며 “투자 규제를 획기적으로 철폐하고 고용 창출 기업에 대한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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