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MBC 주식의 51%를 갖고 있는 MBC 본사는 최근 최돈웅(崔燉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보유한 49%의 주식을 79억 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MBC 본사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7일 이사회를 열어 이 결정을 승인했다.
MBC는 이로써 사장 해임에 필요한 주식(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했으며 22일 강릉MBC 주주총회를 열어 김영일(金榮日) 사장을 해임할 방침이다.
그러나 MBC가 주식을 매입해 계열사 사장을 해임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전 계열사의 주식을 100% 매입한다는 원칙이 있으면 몰라도 단지 사장 해임을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MBC 사태는 3월 MBC 최문순(崔文洵) 사장 취임 직후 19개 계열사 중 2개사만 빼고 사장을 일괄 교체하면서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강릉MBC 김 사장은 “임기가 2년 이상 남았고 경영상 하자가 없는데 일방적으로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했고 2대 주주인 최 전 의원도 김 사장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에 대해 MBC는 네트워크 협약을 폐지해 강릉MBC가 본사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강릉MBC 노조도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방송계의 한 인사는 “개혁을 표방한 최 사장이 네트워크 협약 폐지, 주식 매입 등 극한 방법을 택한 것은 지나쳤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며 “처음부터 대화로 풀 수는 없었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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