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그룹 ‘직장인 윤리보감’ 화제

  • 입력 2005년 7월 13일 03시 10분


“월급만으로 살 수 없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서 사업을 하라.”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다면 상대방이 내게 이 선물을 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 ‘아니요’라는 답이 나오면 그것은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직장인 윤리보감(倫理寶鑑)’과 ‘윤리행동 세부지침’을 마련해 계열사의 전체 임직원들에게 배포했다고 12일 밝혔다.

9개 항목으로 이뤄진 직장인 윤리보감은 “월급만으로 생활하라. 고급 식당과 술집에 맛들이지 말라. 월급에 생활수준을 맞춰라”라는 내용을 첫 번째 항목에서 지적했다.

이어 “도저히 월급만으로 살 수 없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 등을 해서 돈을 벌어라. 나중에 패가망신하는 것보다는 낫다”며 부패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담았다.

또 △지나친 마당발이 되려 하지 말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각자 내는 습관을 들여라 △평소 자신의 한 달치 소득의 3배가 넘는 부채를 안고 있지 말라 △빚보증 서는 것을 철저히 경계하라. 꼭 서야 한다면 직계 가족에 한정하라 △도박과 투기적 주식투자를 철저히 삼가라 등 부패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생활방식을 주문했다.

이 밖에 △‘부적절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부패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청탁을 해 오는 상대방에게 무안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을 연습하라 등 구체적 행동방침도 밝혔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이와 함께 △투명하고 공정한 직무수행 △이해 관계자와의 투명하고 정당한 관계 유지 △회사자산을 이용한 사익취득 금지 △회사정보 보호 등 4개 분야에 걸쳐 13개 항목이 담긴 ‘임직원의 윤리행동 세부지침’도 발표했다.

김조근(金照根) 현대자동차 홍보담당 상무는 “임직원 윤리헌장과 실천 강령이 이미 제정돼 있지만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임직원들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구체적 판단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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