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은 이미 고령화 사회
지난해 말 기준 건설기능인력 가운데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64.4%. 1997년까지 50%대였던 40대 이상의 비율은 2001년 이후 60%대로 올라섰다. 반면 20대의 비율은 1990년대 초반까지 20%대에 머물다 최근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건설업 취업자와 전체 취업자를 비교하면 건설현장의 고령화는 더욱 뚜렷하다.
1983년 40대 이상이 건설업(46.3%)과 전체 취업자(44.4%)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비슷했다. 그러나 2004년에는 차이가 11.9%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해 연령별 건설기능인력 취업자 수를 보면 30대는 2만7400여 명이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은 3만5700여 명이 늘어났다.
미래의 건설기능인력 자원인 전국 건설 관련 공업고등학교 졸업생 수는 1999년 1만5670명에서 5년 만인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인 7599명으로 줄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심규범(沈揆範) 연구위원은 “숙련공은 이미 평균 연령이 50세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젊은 층의 진입 기피로 고령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실시공과 산업재해 우려
고령화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숙련기능공 부족과 이로 인한 공사 지연. 이는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야간작업으로 이어지면서 부실시공과 산업재해 양산이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지난해 건설산업의 재해자 수는 1만8896명으로 전체 산업재해자의 21.3%를 차지했다. 사망자 수도 779명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액(2003년 기준)도 4조7000억 원으로 전체 산업재해 손실액의 33%나 됐다.
전문가들은 건설기능인력 고령화가 ‘높은 임금→생산원가 상승→아파트 분양가 및 사회간접자본(SOC) 비용 상승→생활비 및 물류비 증가→국가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 건설기능공 복지 수준 높여야
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젊은 인력이 건설현장 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불투명한 직업 전망 △불안한 고용 상태 △다른 산업보다 열악한 근무 조건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건설업계가 외국 건설기능공 수입과 같은 임시방편에 매달린 것도 문제를 키웠다.
국토연구원 김재영(金宰永) 선임연구위원은 “건설기능공의 복지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범(汎)정부적인 대책 마련과 건설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지 수준을 높이는 데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기술 및 자재 개발을 통해 연간 150만 명에 이르는 건설기능공 수요를 100만 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조기현(서울대 노어노문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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