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3일 베트남 호찌민(옛 사이공)에서 이건희(李健熙) 회장 주재로 전자계열 사장단 등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아시아 전략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삼성 경영진은 “세계 인구의 60%가 살고 있는 거대 지역인 아시아를 단순 생산기지로 볼 게 아니라 주요 시장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국가에 따라 경제발전 단계나 문화가 다르므로 지역별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시장 전략(타깃 마켓 전략)을 세워 아시아에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내기로 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는 인종 국가 종교가 다양하고 복잡하며 국가 및 지역 간 소득격차가 심하지만 잠재력은 어느 지역보다 높다”며 “삼성의 미래가 아시아와 동반 성장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경영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인도 베트남 등 국토 인구 자원 측면에서 잠재력이 큰 국가들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등 별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고급 마케팅을 펼쳐 진출 초기단계에서 일류기업 이미지를 심어 나갈 방침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안홍진(安弘鎭) 상무는 “이번 아시아 전략회의는 1∼2년 안에 나타날 단기 실적이 아니라 길게는 30년까지 내다보고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구조본의 이학수(李鶴洙) 본부장 겸 부회장과 김인주(金仁宙) 사장, 삼성전자의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이기태(李基泰) 정보통신 사장, 이현봉(李鉉奉) 생활가전 사장, 최지성(崔志成) 디지털미디어 사장, 삼성SDI 김순택(金淳澤) 사장, 삼성전기 강호문(姜皓文) 사장, 삼성코닝 송용로(宋容魯) 사장, 삼성SDS 김인(金仁) 사장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가 참석했다.
중국 본사 박근희(朴根熙) 사장, 삼성전자 동남아 총괄 박상진(朴商鎭) 부사장, 서남아 총괄 오석하(吳錫夏) 전무, 중동·아프리카 총괄 이병우(李秉又) 상무 등 아시아 지역 경영진도 자리를 함께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