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의료, 문화, 오락 등 국내 서비스산업이 고소득층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발달하지 못해 해외로 나가서 돈을 쓰기 때문이다. 낙수 효과가 약해지면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내수산업의 불황으로 이어진다.
재정경제부는 15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1분기(1∼3월) 해외소비가 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영국의 3%보다 높다고 밝혔다.
해외소비 중 1%포인트만 국내소비로 전환돼도 경제성장률은 직접적인 1차 효과로 0.5%포인트 올라가고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2차 효과로 0.4%포인트 추가 상승한다는 것이 재경부의 분석.
해외소비가 급증하는 부문은 여행, 교육, 의료 등 3가지다.
작년 한 해 한국인이 해외여행 경비로 쓴 돈은 95억 달러로 2003년에 비해 15.2% 증가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 인해 주춤했던 해외여행이 주 40시간 근무제와 원화절상 등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
올해 들어 5월까지 해외여행 경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2% 늘었다. 5월까지 여행을 포함한 총서비스수지 적자는 50억 달러에 이른다.
동반가족 생활비를 포함한 유학 및 연수경비도 작년 한 해 70억7000만 달러나 됐다. 해외 연수자 수는 작년 20만1000명으로 2003년(16만4000명)보다 22.6% 늘었고 조기 유학을 떠난 초중고교생만도 10만5000명(2003년)이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암 치료를 위해 지출한 돈은 연간 1300억 원, 전체 해외 의료비 지출은 연간 4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재경부 조원동(趙源東) 경제정책국장은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서는 교육, 문화, 관광, 의료 등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급 소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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