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발표 ‘땅부자’ 통계 진실은

  • 입력 2005년 7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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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최근 발표한 ‘땅 부자’ 관련 통계가 부동산 소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데다 일부 자료는 통계 오류였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행자부는 15일 ‘전국 토지소유 현황’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총인구의 상위 1%(48만7174명)가 전체 사유지의 51.5%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행자부는 또 “땅 부자 상위 5%가 전체 토지 면적의 82.7%를 갖고 있는 등 토지의 소유편중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은 토지 소유의 현실을 왜곡한 통계에 근거했다는 지적이다.

우선 토지 소유는 가구별로 볼 때 가장(家長) 등 한 사람의 명의로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토지 소유 통계를 가구별로 내지 않고 개인별로 낸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

즉, 가구 구성원 가운데 1명이라도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면 그 가구는 토지소유 가구인데도 행자부의 통계는 나머지 가족 구성원은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토지 소유의 불균형이 실제보다 심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2000년 11월 인구총조사 당시 가구당 구성원 수가 3.12명인 것을 감안할 때 행자부 통계상 ‘땅 부자 상위 1%와 5%’는 실제로는 ‘땅부자 상위 3%와 15%’에 가깝다.

또 “땅을 단 한 평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은 총인구의 28.7%에 불과한 1397만 명”이라는 행자부 발표 역시 현실적으로는 70% 안팎의 가구가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

행자부는 또 15일 배포한 자료에서 부산(93.6%) 대구(89.2%) 등 일부 지방은 인구 1%가 전체 토지의 80∼90%대를 소유한 것처럼 잘못된 통계수치를 제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방신문이 ‘○○ 땅 부자 1%가 사유지 93.6% 보유’ 등으로 엉뚱하게 보도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의대 강정규(姜晶奎·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통상 주택의 경우 가구별로 통계자료를 발표하는데 토지에 대해 개인별로 통계를 낸 것은 기준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번 통계는 다음 달 시행할 강력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앞둔 ‘여론몰이’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자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통계자료가 부동산 소유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왜곡 전달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고 인정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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