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상권 중 한 곳인 서울 중구 명동이 국내외 화장품 제조·유통업체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종합화장품 가게에 이어 저가화장품 매장이 들어서더니 최근에는 대기업들의 대형 매장이 잇달아 진출했다.》
○ 20여 개 브랜드 각축
GS왓슨스는 6월 30일 명동에 190평짜리 매장을 열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 층에 화장품은 물론 각종 미용제품, 건강식품을 파는 종합매장으로 미용과 건강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5일에는 태평양이 ‘디 아모레 스타’ 매장을 명동에 연다. GS왓슨스 맞은편 건물의 4개 층을 화장품과 건강음료를 파는 매장으로 꾸몄다.
태평양은 올해 이미 젊은층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파는 ‘휴영’ 매장을 명동에 2곳이나 열었다.
대기업이 진출하기 전 명동은 저가화장품 브랜드의 격전지였다. 2003년 4월 미샤가 진출해 유명세를 탄 이후 더페이스샵이 문을 열었고 올해 들어 마루코스메틱, 스킨푸드 등이 잇달아 매장을 열어 운영 중이다.
여기에 외국계 회사인 더바디샵과 순수 국내 화장품 유통업체인 토다코사 등이 대형매장을 갖추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명동에는 반경 300m 안에 20여 개의 화장품 가게가 포진해 있다.
○ 개인 가게는 설 자리 좁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화장품 가게에서 무료로 화장을 해볼 수 있는 것은 기본. 아예 화장대를 차려놓은 곳도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무료로 화장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직접 화장을 해주기도 한다. 새로 문을 열 ‘디 아모레 스타’에서는 맞춤형 화장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팔 예정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거대 자본의 진출이 늘면서 개인사업자가 주로 운영하는 종합화장품 가게는 숫자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명동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대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GS리테일(GS왓슨스의 대주주) 허승조(許承祖) 사장은 “명동 임대료가 비싸 한 달에 수억 원의 적자가 날 수 있지만 홍보를 하는 셈치고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화장품 회사들이 명동을 선호하는 것은 화장품 초기 수요층인 13∼24세 젊은층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작년 3월 태평양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명동 하루 유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13∼24세였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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