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IR는 기관투자가나 해외투자자를 상대로 이뤄진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IR는 거의 없다.
또 IR의 특성상 실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등 ‘회사 자랑’이 많다. 이 때문에 IR에 관심을 두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 IR 횟수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IR를 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투자 포인트다.
○ 기업이 IR에 관심을 갖는 이유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21일까지 상장 및 등록 기업의 IR 개최 공시는 235건으로 지난해 전체 공시 건수(243건)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21건)에 비하면 82.35% 증가한 것.
IR를 열심히 한 기업은 주가상승률도 높다. 2001년 1월 2일부터 올해 7월 21일까지 IR를 많이 개최한 상위 15개사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318.36%.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106.29% 올랐다.
IR를 많이 한 15개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의 주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IR를 가장 많이 연 1∼10위 기업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45%를 넘지 않는 기업은 한국가스공사(10위) 한 곳뿐이다.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포스코(약 66%)는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 지분도 많아 사실상 주식 대부분을 대형 기관이 갖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경영진의 진퇴에 기관투자가의 입김이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영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최대한 주가를 많이 올리는 것이다. 그래야 주주들에게 인정을 받고 연임도 가능하다. 주가를 올리지 못한 기업 경영진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필사적으로 IR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 IR가 많은 기업의 장점
이 때문에 IR가 많은 기업은 다양한 장점이 있다.
배당을 많이 하고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는 등 주주 중심 경영에 적극적이다.
같은 우량 기업이면서도 최대주주 지분이 높아 기관투자가의 눈치를 거의 보지 않는 롯데칠성, 농심 같은 회사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소홀한 편이다. 반면 KT나 KT&G, 한국가스공사 등 IR가 잦은 회사는 대표적인 고(高)배당 기업이다.
또 IR에 신경 쓰는 회사들은 대체로 투명한 경영을 하기 때문에 돌발 변수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회사 투명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힘을 모으지 않아도 ‘힘 센’ 기관투자가들이 적극 나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
주가 움직임이 실적에 바로바로 대응한다는 것도 강점. IR에 무관심한 가치주들이 오랫동안 저평가 상태에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화증권 최현재 연구원은 “IR에 적극적인 기업은 주주정책이 잘 짜여 있고 기업 경영이 주주 중심이어서 훌륭한 장기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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