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내놓은 ‘한미일 3개국의 지수 상승기와 증시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은 미국과 일본의 증시 상승기와 매우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3개국 주가 상승기에서 나타난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본다.
○ 공통점
일본은 1980년대, 미국은 1990년대가 주가 상승기였다. 한국은 2001년부터 주가 상승기가 이어지고 있다.
3개국 주가 상승기의 두드러진 공통점은 간접투자의 역할 확대다.
미국은 1990년대 연금기금과 뮤추얼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확산이 주가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1999년 말 기준으로 미국의 기업연금 4조9000억 달러 가운데 절반 가까운 2조4000억 달러가 주식에 투자됐다.
뮤추얼펀드 자산총액은 1991년 초 4000억 달러에서 1999년 말 3조4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1990년대 개인투자 비중이 26.9%포인트나 감소한 반면 기관투자 비중은 11.9%포인트 늘었다.
일본은 1980년대 개인투자 비중이 6.6%포인트 줄고 기관투자 비중은 5.0%포인트 늘었다.
한국도 최근 적립식 펀드 가입 열기가 주가 상승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 비중은 이달 25일 현재 17.6%로 2001년(22.3%)보다 낮아졌다. 반면 기관 비중은 1.8%포인트 높아졌다.
세 나라의 주가 상승기에는 모두 저금리가 유지됐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1980년 7.50%에서 1985년 5.50%로, 1989년에는 3.38%로 떨어졌다.
미국의 정책금리도 1989년 7.5%에서 1991년에 3.63%로 낮아졌다. 이후 1999년에는 5.50%까지 올랐으나 전반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다.
한국의 정책금리인 콜금리 역시 2001년 5.25%에서 최근에는 3.25%까지 낮아졌다.
베이비붐 세대가 경제 주도세력인 40대 연령층을 형성해 풍부한 노동력을 공급하고 주요 소비주체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40대는 주식처럼 공격적인 투자수단을 선호하는 연령층.
미국은 199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으로 3가구 중 1가구는 주식을 보유하는 ‘국민 총주주’ 시대를 맞이했다.
○ 차이점
미국과 일본 증시의 주가 상승 원동력은 기관투자가였다. 반면 최근 한국에서 주가 상승세를 이끄는 세력은 외국인 투자가다.
또 한국과 일본은 수출산업이 주가 상승의 주력 업종이다. 미국은 이른바 신경제라는 정보기술(IT)산업이 주가를 이끌었다.
일본은 1980년대 ‘부동산 버블→부(富)의 효과(wealth effect)→주가상승→부동산 버블 붕괴→주가폭락’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자본효율 중시 및 주주중시 경영과 이를 지원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해 1990년대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신흥희 증권시장분석팀장은 3개국 비교를 통해 “한국도 주식시장 중심으로 자금흐름이 자리 잡고,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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