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세금 적게 내고 많이 쓴다

  • 입력 2005년 8월 12일 03시 08분


자영업자 가구가 근로자 가구보다 세금은 적게 내고 지출은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는 근로자에 비해 소득 파악 비율이 낮아 세금을 실제보다 적게 내고 있다는 뜻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4∼6월) 자영업자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219만9928원으로 근로자 가구 199만8207원보다 10.1%(20만1721원) 많았다. 반면 자영업자 가구가 내는 월평균 세금은 5만448원으로 근로자 가구(9만9489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자영업자 가구는 사교육비에 지출한 금액도 월평균 18만7274원으로 근로자 가구의 14만4258원보다 훨씬(29.8%) 많았다. 월평균 장신구 구입비는 자영업자 가구 2만1601원, 근로자 가구 1만4262원으로 차이가 컸다. 이·미용비 지출도 자영업자 가구가 매달 평균 5만9844원으로 근로자 가구 5만2420원에 비해 14.2% 많았다. 교양·오락비 명목으로 자영업자 가구는 월평균 11만2665원, 근로자 가구는 9만8445원을 썼다.

자영업자 가구가 광열·수도비로 지출한 돈은 11만218원으로 근로자 가구(9만5699원)에 비해 15.2% 많았다. 이 중 전기료는 자영업자 가구 4만1418원, 근로자 가구 3만3723원으로 두 가구 간 차이가 22.8%에 이르렀다.

주택 소유 비율은 자영업자 가구가 69.7%, 근로자 가구는 62.5%였다. 자동차 보유 비율도 자영업자 가구가 근로자 가구보다 1.9%포인트 높았다.

반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 가구의 세금은 작년 2분기(5만4405원)보다 7.3% 줄었지만 같은 기간 근로자 가구가 낸 세금은 2.2% 늘었다.

지난해 근로자 가구의 조세 지출액은 월평균 10만3035원으로 자영업자 가구(4만6504원)의 2.2배였다.

한국조세연구원 김재진(金裁鎭) 연구위원은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장부를 쓰도록 하는 등 소득 파악 비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시행해야 자영업자와 근로자 간 세금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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