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이자대납 정황 포착…검찰, 두산비리 수사

두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손기호·孫基浩)는 두산산업개발이 이 회사 오너 일가의 증자대금 대출 이자 138억 원을 하도급 업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대신 납부해 준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검찰은 박용성(朴容晟) 회장과 박용만(朴容晩) 부회장 등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를 토대로 최근 이 회사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회사 회계담당 임직원들에게서 “외주업체 사장에게 공사비를 부풀려 청구하라는 부탁을 해 실제 공사비와의 차액을 이자 대납에 썼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 측은 당초 박용성, 박용만 형제 등이 1999년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293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이자는 대주주 동의를 받아 회사 명의로 대출받아서 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만간 두산그룹 계열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두산그룹 비리 의혹은 지난달 22일 박용오(朴容旿) 전 회장 측이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등에 대해 17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위장 계열사를 통해 870억 원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렸다는 혐의로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