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전망대]신연수/APEC 재무회의에 쏠린 눈

가을바람과 함께 콘퍼런스의 계절이 왔다.

특히 이번 주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협력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들이 잇따라 열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가 8, 9일 제주에서 열리며 APEC 고위관리회의가 5∼14일 경주에서, 민간기구인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도 5∼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들 회의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연관돼 있다.

유럽이나 미주대륙에 비해 지역 내 협력이 미진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공식 정부 간 기구로 APEC를 출범시킨 것이 1989년. 그 후 동남아국가연합(ASEAN)+3(한국 중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지역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1994년 정상회의에서는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처럼 역내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목표로 하는 ‘보고르 선언’을 채택했지만 아직은 논의 초기 단계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특히 중국 일본 등 강국들이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의 역할이 기대된다.

APEC는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별 장관회의와 각료회의를 여는데 6월에 열린 통상장관회의, 정보기술장관회의와 이번 주에 열리는 재무장관회의, 고위관리회의도 그 일환이다.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며 고령화에 대한 공동 인식과 대처 방안을 담은 성명도 나올 예정이다.

11월 정상회의 및 각료회의를 준비하는 고위관리회의는 국내외 정부 관료만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회의다.

민간기구이면서 APEC 자문역을 하는 PECC 총회에도 해외 인사들이 많이 온다. 밥 호크 전 호주 총리, 청쓰웨이 중국 인민회의 부의장, 마리 팡게스투 인도네시아 통상장관 등 수십 명의 거물급 정치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래저래 한국이 세계 여론 주도층의 주목을 한껏 받는 한 주가 될 것 같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후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사다. 서울 송파구 거여신도시 주변의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기선 제압에 나섰으며 8일에는 후속 법률 개정과 보완책 마련 등을 위한 당정협의회가 열린다.

6일과 8일 발표되는 7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과 소비자전망 조사는 최근 나온 7월 산업생산에 이어 향후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신연수 경제부 차장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