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다

  • 입력 2005년 9월 5일 17시 59분


뉴욕타임스는 4일 최근 유가급등과 과거 오일쇼크를 비교분석한 기사에서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견해는 비웃음을 샀으나 이제는 그렇게 무리한 전망만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970년대 오일쇼크가 전 세계적인 유가급등을 통해 경기침체를 가져왔듯이 최근 휘발유 공급부족 사태가 경제성장률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석유 관련 저서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대니얼 예긴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수요가 급증한 상태에서 공급 측면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1973년과 매우 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년 간 석유 수요는 과거 수요증가세의 2배씩 늘었다. 여기에 카트리나가 미국 석유시설에 타격을 가하면서 휘발유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 미국의 휘발유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0% 이상 급등했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이르면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1970년대에는 석유구매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의 2배에 이르는 등 현 상황이 과거 오일쇼크와 다른 점도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분석. 또 당시에는 미국 정부가 석유 가격 및 보급을 통제하면서 가격왜곡을 가져왔던 점도 지금과 다르다.

한편 컨설팅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은 유가급등을 가져올 돌발사태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테러 공격(발생 가능성 10%), 나이지리아 석유노동자들의 소요(30%), 이라크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50%) 등을 들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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