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은 증시… 문제는 기업 성적표

  • 입력 2005년 9월 9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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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으로 ‘축제’를 이어갈 수 있을까?

주가가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 달에 있을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풍부한 돈이 이끌고 있는 상승세가 기업 실적으로 뒷받침돼야 ‘축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내는 것)나 ‘어닝 쇼크’(예상과 달리 영업실적이 저조한 것)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기업들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전자업종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실적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다. 2분기(4∼6월) 실적이 워낙 나빴기 때문. 여기에다 지난해 초 1150원하던 달러당 원화 환율이 떨어져 2분기에 1008원까지 내렸으나 3분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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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공략할 수 있는 저가 휴대전화를 내놓지 않아 큰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닉스는 물량 때문에 주가가 조정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회사들은 보유 중인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다. 하지만 길게 본다면 이때가 오히려 저가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위원은 “반도체주는 현재 해가 떠오르려는 상황이며 4분기(10∼12월)가 되면 해가 완전히 떠오른 정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LG전자는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수익성이 전망치보다 떨어져 고민이다. 현금 여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블루오션 아이템을 찾아 투자하느냐가 관건이다.

○자동차·철강·화학업종

가장 전망이 엇갈리는 기업은 현대자동차.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이 많게는 5000억 원대, 적게는 3500억 원 미만까지 나오고 있다. 변수가 많기 때문.

현재 진행 중인 노조의 파업에 따른 가동률 저하가 첫 변수다. 여기다 추석 연휴 휴무와 3분기에 여름휴가가 들어 쉬는 날이 많았다. 또 알루미늄과 구리 같은 원재료 값이 많이 올라 이를 하반기(7∼12월)에 보전해야 한다.

삼성증권 김학주 팀장은 “파업 이후를 고려해 3분기 영업이익을 5000억 원대로 보기도 하지만 3500억 원 미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4분기에는 가동률을 회복해 연간으로는 투자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값 상승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해 3분기 실적이 떨어질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현욱 수석연구원은 “원재료 값 반영은 세계 철강업계에 공통으로 해당돼 주가에 큰 변수는 안 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분기가 워낙 바닥이어서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 하지만 실적보다는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LG대산유화와의 합병이 성사되면 주당 수익이 상당히 오를 수 있다고 삼성증권 이을수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유통업종

신세계는 세일기간이 길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하반기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2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8월에 문을 연 백화점 본점 신관 효과와 꾸준히 점포 수를 늘리며 수익을 내고 있는 이마트 덕분.

우리투자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본점 신관 효과는 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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