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인 콜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오른 연 4.71%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연 3.27%)과 비교하면 1.44%포인트 오른 것이다. 회사채(무보증 ‘AA―’ 등급) 금리는 이미 5%대에 진입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시작된 것으로 받아들인다.
미국이 20일(현지 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지난달 역전된 한미 간 정책금리는 0.5%포인트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직 본격적인 자본 유출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미 간 정책금리 격차가 더 커지면 외국 자본이 한국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류승선 책임연구원은 “채권시장의 관심사는 10월 콜금리 인상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오를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은이 발표한 ‘3분기(7∼9월) 소비자동향조사(CSI)’에 따르면 금리수준전망 CSI는 2분기(4∼6월) 99에서 110으로 높아졌다. 향후 6개월 안에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금융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시장 움직임을 반영해 예금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연 4.5%의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으며 촉발한 금리 경쟁에 토종 은행들이 가세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생활자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는 부담이다. 8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모두 296조5652억 원. 이 가운데 88%인 261조 원은 변동 금리 대출이다. 1억 원을 빌린 사람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간 100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종합주가지수 1,200시대가 개막될지도 관심거리다. 지난주 한때 1,199.97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차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1,170 선으로 밀리며 마감했다.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겠지만 기업 실적 개선, 국내 경기 회복 조짐, 펀드자금 유입 확대 등 증시 여건이 좋아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김상철 경제부 차장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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