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 변화를 미리 읽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일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브랜드 매니저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야는 화장품 식품 의류업계 등 소비재 업종. 제품의 품질만큼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브랜드 관리에 많은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태평양의 최영호 라네즈 브랜드 매니저는 “혹시라도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클레임이 들어올까 봐 고객의 소리에 항상 귀를 열어두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매니저들의 가장 큰 고충으로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꼽는다.
이들은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연구, 생산, 유통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 간여한다. 자연스럽게 다방면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또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소비자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일을 ‘아기(제품 브랜드)가 태어나기 전(제품기획)부터 요람(생산·유통)을 거쳐 무덤(폐기)까지 가는 일생’을 보살펴야 하는 부모의 마음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세심함이 요구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브랜드매니저인 오철호 팀장은 최근 SM3의 새로운 모델인 ‘뉴제너레이션’의 시판을 앞두고 몇 차례의 신차 품평회를 가졌다.
20, 30대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또 앞으로 전개될 신제품의 광고 및 각종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도 오 팀장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일관된 마케팅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 심지어 자동차 모델 가격까지도 그의 손에서 결정됐다.
이처럼 브랜드 매니저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 직종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취업·인사 포털사이트인 인크루트가 올 6월 인사담당자와 헤드헌터, 연구원 등 직업 전문가 5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유망한 직업으로 브랜드 매니저가 10위권에 들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이 브랜드 매니저들에게 마케팅 영업 홍보 등 관련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강좌의 개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브랜드경영연구원, 삼일비즈스쿨 등 전문교육기관에서 ‘브랜드 매니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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