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들 ‘CB 포기’ 경위파악 주력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 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鄭東敏)는 에버랜드 주주였던 삼성 계열사 8곳이 CB 인수를 포기(실권)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는 신중히=검찰은 1996년 12월 에버랜드가 CB를 발행할 당시 이 회사들이 CB 인수를 포기하는 과정에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법원 판결문과 수사 기록 분석을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삼성 계열사 대표 등 피고발인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피고발인들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도 단계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간이 필요하며 신중하게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나 에버랜드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검찰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 움직임=참여연대는 5일 삼성에버랜드 CB 인수를 포기한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김상조(金尙祖)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에버랜드는 비상장 회사로 주주가 삼성그룹 관계자들로만 이뤄졌기 때문에 배상을 청구할 소액주주가 없다”며 “그 대신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CB 인수를 포기한 삼성물산이나 제일모직 이사들에 대해 주주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들에 대해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에 회사를 대신해 주주들이 해당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