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삼국지…스포티지-투싼 각축전에 쌍용 ‘액티언’ 가세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2분


고(高)유가 여파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크게 위축됐지만 소형 SUV는 오히려 약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지비가 싼 5인승 소형 SUV로 눈을 돌렸다.

중대형 7인승 SUV의 장점은 넉넉한 실내공간과 비포장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힘. 그러나 이런 장점도 고유가 등 비싼 유지비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7인승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어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SUV 판매량은 15만96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 스포티지와 투싼의 치열한 경쟁

그러나 상대적으로 유지비 부담이 적은 스포티지와 투싼 등 5인승 소형 SUV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체 SUV 판매대수에서 소형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2.8%에서 올해 45.2%로 크게 높아졌다. 1∼9월 스포티지와 투싼의 판매량은 7만2161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 늘었다.

5인승 SUV인 기아자동차 스포티지와 현대자동차 투싼은 같은 차체와 엔진을 사용한다. 하지만 디자인과 판촉 전략은 다르다.

스포티지가 ‘하와이안 블루’ ‘로맨틱 장미’ ‘커피 원두’ 등 감각적인 색깔을 앞세워 젊은 층을 공략한 반면에 투싼은 원 톤의 차분한 색깔을 내세운 ‘스타일 팩’으로 도시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올 초반 판매량은 스포티지의 압승. 7월까지 3만7224대가 팔려 2만1568대의 투싼을 가볍게 따돌렸다.

그러나 이후 8월과 9월에는 투싼이 각각 4011대와 3355대 팔리면서 8월 3452대, 9월 2551대의 스포티지를 제쳤다.

이에 대해 기아차 측은 “8, 9월의 판매 부진은 파업 여파”라고 밝혔다.

○ 소형 SUV ‘3자 경쟁’ 체제로

13일부터는 이들 사이에 쌍용자동차의 ‘액티언’이 끼어든다.

최근 쌍용차는 이례적으로 공식 발표에 앞서 액티언이 동급 차량 가운데 최고 출력의 엔진을 사용했다며 일부 성능을 공개했다.

스포티지와 투싼이 각각 115마력인 데 비해 액티언은 145마력이다. 파일럿 분사 시스템을 채택해 소음과 진동을 크게 개선했다고 쌍용차는 밝혔다.

쌍용차는 연예인 박해일과 정려원이 모델로 등장한 광고를 통해 액티언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전에 판매한 ‘카이런’의 발표회를 앞두고는 사진 공개조차 꺼렸던 것과는 대조적인 판촉 전략이다.

쌍용차 측은 호기심을 강조한 카이런의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스포티지와 투싼 판매량이 8월 7463대에서 9월 5906대로 떨어진 것은 액티언의 ‘대기수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이달 중순 이후 소형 SUV 시장의 판매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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