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올려야 하나… 본보 ‘7人가상 금통위’ 열어보니

  • 입력 2005년 10월 10일 03시 00분


《장단기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 거래에 대한 금리)가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내린 뒤 지금까지 연 3.25%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채권 금리는 크게 올랐으며 금융시장에서는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초미의 관심사인 콜금리의 향배를 점치기 위해 각계 전문가 7명으로 가칭 ‘동아일보 금융통화위원회’를 구성해 ‘내가 금통위원이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과는 0.25%포인트 인상 3명, 동결 4명으로 팽팽했다. 동결을 주장하는 위원들은 아직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이 없고 물가가 안정돼 있다고 했으며, 인상을 주장하는 쪽은 저금리의 폐해가 크며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올려야 한다는 논거를 댔다.》

○ “콜금리 인상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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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경 신민영 배상근 오석태 위원 등 4명이 동결을 주장했다.

곽 위원은 기업투자가 부진하고 서민의 금융부담이 아직도 큰데 금리를 올리면 역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때문에 콜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 “저금리보다 기업의 수지, 국가경쟁력 약화가 자본의 해외 유출을 초래한다”고 반박했다.

신 위원과 오 위원은 금리가 오르면 빚이 많은 중하위 소득 계층의 부담이 커져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점을 우선 꼽았다.

특히 오 위원은 “흔히 저금리가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켜 ‘자산의 불평등’을 가져왔다고 비난하지만 고금리가 가져올 ‘소득 불평등’의 심화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배 위원은 “최근 4개월간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5∼3.5%) 하한선을 밑돌 정도로 안정돼 있는데 정책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 “이번엔 올려야 한다”

신용상 이상재 류승선 위원은 콜금리 인상을 강하게 주장했다.

신 위원은 오랜 저금리 때문에 생긴 과잉 시중 유동성이 소비와 생산으로 연결되지 않고 투기 수요를 낳고 있어 이를 완만한 금리 인상으로 흡수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이미 채권시장 금리가 콜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크게 오른 상태인데 금리를 동결한다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류 위원은 금리 인상의 논거로 자금 흐름의 단기화 등 저금리의 폐해를 치유하고 고(高) 유가 등 물가 불안요인에 대해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는 한두 차례 콜금리를 올리더라도 시장금리의 추가 급등을 막기 위해 과도한 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동아일보 금통위원들의 경기 진단

콜금리를 동결하느냐, 올리느냐에 대한 의견은 날카롭게 엇갈렸지만 현재 국내 경기에 대한 진단은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불안하다’는 데 대체로 일치했다.

다만 콜금리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은 ‘불안요인이 많다’는 데, 인상을 주장하는 쪽은 ‘회복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곽 위원은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기복이 있을 뿐 투자와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고 실업이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이 위원과 류 위원 등은 고유가 등 불안요인은 남아 있지만 한국 경제가 올 2분기(4∼6월)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제1기 동아일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곽상경 고려대 명예교수, 전 한국은행 금통위원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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