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자산관리 해결사…상속문제까지 도와드립니다”

  • 입력 2005년 10월 12일 03시 08분


《“은행이 일반 백화점이라면, 우리는 각 영업점을 엄선된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명품관으로 만들겠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이 최근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밝힌 전략이다. 지금까지 거액 자산가들은 자산관리를 위해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주로 찾았다. ‘주문을 내느라 분주한 객장’을 연상시키는 증권사 영업점은 거액 자산가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펀드 열풍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자 대형 증권사들이 앞 다퉈 거액 자산가를 겨냥한 PB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자산관리 영업의 ‘2강’으로 평가받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이들이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만을 위해 만든 ‘명품관 PB’의 속을 들여다봤다.》

○ 삼성증권 Fn 아너스 테헤란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건물. 이 빌딩에 자리 잡은 삼성증권의 PB ‘Fn 아너스 테헤란점’은 외부에서 사무실을 알아볼 수 있는 간판이 없다. 늘 이용하는 고객이 아니면 이 건물에 증권사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영업점 안에는 분위기와 특징이 서로 다른 4개의 상담실이 있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 각각 다른 방으로 안내된다. 고객은 문에서 먼 자리에, 직원은 문과 가까운 자리에 앉는 것은 불문율이다. 직원은 상담 도중에 고객이 원하는 자료를 들고 수시로 방을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

이재경 지점장은 “상담하려면 고객의 격에 어울리는 지식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골프나 와인 강좌로 직원들의 소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부탁을 성심성의껏 들어주는 것은 기본. 이 영업점의 목표는 ‘고객이 삼성에 전화하면 무엇이든 해결된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

2500억 원 규모의 고객 돈을 관리하는 조현숙 과장은 “‘내 아들과 선을 한번 보라’고 권하셨던 한 어르신의 부탁 외에 고객의 청은 다 들어드렸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이곳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우리투자증권 GS타워 자산관리센터(WMC)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우리투자증권 GS타워 자산관리센터에는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5개의 상담실이 있다.

여성을 위한 샹젤리제, 기업인을 위한 테헤란밸리,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위한 브로드웨이, 법인 고객을 위한 실크로드,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월스트리트는 각각 다른 시설과 분위기를 자랑한다.

이 영업점 허창규 팀장은 “고객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건강, 자산 증식, 절세 및 상속 등 3가지”라며 “이를 모두 상담할 수 있는 것이 WMC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14년 경력의 세무사와 부동산정보회사 직원이 고객 상담을 돕는다. 또 모 대학병원과 고객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에 따라 직원의 복장도 달라진다. 나이가 지긋한 고객을 만날 때에는 절대 검은색 옷을 입지 않는다. 대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상의 양복을 입는다. 명품 양복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분위기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원칙이다.

허 팀장은 “접대나 번지르르한 말로 거래를 트는 시대는 지났다”며 “오직 전문성과 고객을 배려하는 태도만이 자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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