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마케팅… “입소문? 이젠 그림소문”

  • 입력 2005년 10월 12일 03시 08분



“입소문, 아니, 그림 소문 내 주세요.”

기업들 사이에서 인스턴트 메신저의 이모티콘(emoticon) 기능을 활용한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이모티콘이란 ‘감정(emotion)’과 ‘기호(icon)’의 합성어로 감정 표현에 사용하는 기호라는 뜻.

문자로만 채팅을 하던 2000년대 초반까지 ‘^^’(웃는 모습), ‘ㅠ.ㅠ’(우는 모습) 등의 이모티콘이 유행했으나 최근 메신저 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제 사람이나 만화 캐릭터가 웃거나 우는 손톱만 한 동영상 등이 ‘^^’과 ‘ㅠ.ㅠ’을 대신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글 대신 사진이나 그림을 표현수단으로 선호하면서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 사진이나 로고가 표현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큰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인터넷(www.lge.co.kr)에 MSN메신저용 이모티콘 다운로드 코너를 만들어 놓고 세탁기 냉장고 오븐 등의 이모티콘을 제공하고 있다.

냉장고 이모티콘은 메신저에 ‘냉장고’라는 이름으로 등록해 놓은 뒤 그 다음부터 대화 중 ‘냉장고’를 입력하면 말 대신 이 이모티콘이 등장한다. 냉장실 뚜껑이 열렸다 닫힌 뒤 ‘DIOS’라는 브랜드명이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세탁기 이모티콘은 둥그런 드럼세탁기 뚜껑 안으로 곰 인형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 뒤 ‘TROMM’이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LG전자 홍보팀 조중권 부장은 “집계 불가능한 개인들끼리 퍼뜨린 이모티콘까지 감안하면 수십만 명이 대화 중에 LG전자 제품을 상대방에게 노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P&G도 감자칩 프링글스 제품 포장의 수염 난 할아버지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퍼뜨리고 있다. 할아버지가 울고 웃고 감기 걸린 모습 등을 모두 60여 종의 그림으로 만들어 인터넷(www.pringles.co.kr)에서 배포한다.

중견기업들도 이모티콘을 통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1966년부터 생산해온 감기약 ‘판피린 에프’를, 보령제약은 위장약 겔포스를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메신저 네이트온 사용자들에게 제공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최근 시판한 휴대전화 ‘레이저’를 이모티콘으로 만들 계획이다. 본사 직원이 재미 삼아 만들어 사용한 레이저 이모티콘이 인기를 끌자 아예 모델별 모토로라 휴대전화 이모티콘을 제작한 뒤 이벤트를 통해 인터넷에서 퍼뜨리기로 한 것.

모토로라코리아 마케팅팀 임정아 이사는 “주 소비계층인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는 그들의 표현방식을 따라야 한다”며 “실제로 사진 한 장이 내는 효과는 백 마디 말보다 강렬하다”고 설명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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