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볼프강 마이어후버(58) 루프트한자항공 회장은 “앞으로 서비스의 질이 대형 항공사들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며 “좀 더 편안한 기내 환경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을 계속 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저가(低價) 항공사들의 잇따른 출현과 고(高)유가의 지속 등으로 세계의 메이저 항공사들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 전략적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구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고객들의 고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CEO 위한 개인 전용기 눈길
음악과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위성전화기, 각종 음료, 고급 양탄자가 깔린 복도와 가죽시트로 된 편안한 좌석에 화장실까지….
7일 유럽의 3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의 개인 전용기(Private Zet)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으로 날아갔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개인 전용기를 타는 기분이 바로 이런 걸까. 일반 여객기보다도 작은 소음과 편안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조종 경력만 30년이 넘는다는 조 모레노(54) 기장은 “주로 최고경영자(CEO) 등 비즈니스맨들이 그룹을 지어 타며 골퍼 등 운동선수들도 가끔 이용한다”고 귀띔했다.
루프트한자항공이 세계적인 전용기 서비스업체인 넷제트(Net Jet)와 손잡고 올해 야심차게 시작한 ‘프라이빗 제트’는 돈보다 시간이 더 소중한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개발한 특급 서비스.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에서 1000개가 넘는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비행기를 갈아타는 환승시간을 줄여주니 3박 4일 출장이 2박 3일 출장으로 바뀌어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요금은 1시간 이내 구간일 때 비행당 4550유로(약 569만 원)에 승객 1명을 추가할 때마다 100유로(약 12만5000원)가 더 붙는다.
○ 모든 좌석이 비즈니스클래스도
대한항공은 이코노미석을 포함해 전 좌석에 주문형 기내오락 시스템(AVOD), 인터넷, 위성전화를 갖춘 최신 항공기 2대를 들여와 8월부터 인천∼뉴욕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이 비행기의 ‘코쿤(Cocoon·누에고치)형 1등석’은 제작비가 하나에 1억 원에 이른다.
아랍에미리트항공사는 스위트 프리미엄 좌석을 운영하며 1인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하늘을 나는 호텔’로 불린다.
스위스항공, 에어프랑스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아예 비즈니스클래스 전용 비행기를 운항 중이다.
9·11테러 이후 안전 인식 확산으로 급성장한 미국의 전용기 서비스업체 ‘넷제트’는 매출액이 1년에 20억 달러(약 2조 원)나 된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남과 다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우린 고급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프랑크푸르트·뮌헨=김상수 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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