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삼성 메모리반도체, 과감한 기술투자로 1위 신화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1분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는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 가능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이 지난달 12일 세계 최초로 16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 성공을 발표하고 있다. 메모리의 용량이 매년 2배씩 커진다는 ‘황의 법칙’이 6년째 적중한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는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 가능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이 지난달 12일 세계 최초로 16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 성공을 발표하고 있다. 메모리의 용량이 매년 2배씩 커진다는 ‘황의 법칙’이 6년째 적중한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매출 110조 원, 순이익 29조 원.’

삼성전자가 지난 30년 동안 반도체 산업에서 거둔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공신화는 기술경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1974년 반도체 산업에 첫발을 디딘 삼성전자는 이제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비(非)메모리 제품을 포함한 전체 반도체 분야에서 2위를 달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한국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중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IT, 매년 2배씩 성장 ‘황의 법칙’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공 비결은 정확한 예측에 따른 과감한 기술과 설비 투자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처음 진출했을 때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세계 반도체 업계의 반응은 오히려 냉소에 가까웠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기술경영은 ‘기적’을 낳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진출 10년 만인 198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993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에 올라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디지털 저장장치 분야의 혁명으로 불리는 플래시메모리 역시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1999년 256메가비트(Mb)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 개발을 시작으로 매년 제품의 성능을 2배씩 향상시킨 제품을 내놓았다.

올해는 MP3 음악파일 8000곡(670시간)이나 일간지 200년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16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이른바 정보기술(IT) 분야는 1년 만에 두 배씩 성장한다는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의 ‘황의 법칙’이 매년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30% 넘어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대표적인 자본집약형 산업이다.

이와 함께 얼마나 적절하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느냐, 신기술 개발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8인치(200mm) 웨이퍼(Wafer)에 투자한 데 이어 2001년에는 12인치(300mm) 웨이퍼 생산 라인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그 결과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발표한 경기 화성시 반도체 단지 2기 투자 계획에도 12인치 웨이퍼 연구개발(R&D) 라인을 만드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끝없는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투자인 셈.

R&D 라인은 내년 5월 가동 예정인데, 차세대인 32Gb, 64Gb 플래시메모리와 반도체 회로선의 폭을 4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로 줄이는 첨단 기술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

○2012년까지 매년 4조5000억 원 투자

삼성전자가 화성 반도체 단지에 12인치, 16인치, 18인치 웨이퍼 등 모두 8개 생산 라인을 짓기로 한 것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다.

이를 위해 2012년까지 반도체 부문에 매년 4조5000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메모리 시장 규모는 2002년 24억 달러에서 2004년 70억 달러, 올해 101억 달러로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16Gb 플래시메모리의 단일 시장 규모도 2010년까지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플래시메모리 전체 시장 규모는 2010년 3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플래시메모리가 주도하는 반도체 시장은 극단적인 호황과 불황이 없는 수평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전망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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