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아인슈타인’으로도 불리는 저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초우량기업의 실패담, 성공하는 기업의 조건 등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한 혁신(Innovation) 시리즈를 저술하고 있는데, ‘혁신가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1997년), ‘혁신가의 해법’(The Innovator’s Solution·2003년), 그리고 이 시리즈의 완결편 격인 ‘미래과제 살펴보기’(Seeing What’s Next·2004년)를 통해서 소위 ‘잘나가던’ 우량기업들의 실패 원인이 파괴적 기술의 출현과 그 대응자세에 있다고 지적한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파괴적 기술혁신에 대해서 대다수 고객이 기대하는 성능은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전혀 다른 성능을 요구하는 새로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진공관의 수요를 대체한 트렌지스터, 기존 백화점의 입지를 위협하는 대형 할인점의 출현, 북미 모터사이클 시장을 잠식한 혼다, 그리고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의 부진을 마이크로 프로세서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간 인텔 등을 파괴적 기술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고 있다.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저자는 기업 성공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논리적이고도 합리적인 경영상의 의사결정이 오히려 그 기업의 선두적인 지위를 잃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기존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초우량기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였는데, 이들 기업의 실패에는 파괴적 기술혁신의 전략적 가치를 간과한 채 시장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소규모 신규시장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했다는 공통된 요인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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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위협적인 파괴적 기술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다음에 이어지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남보다 먼저’ ― 기업이 잘나가고 있을 때 파괴적 기술혁신이 나타날 만한 분야에 미리 투자하여 미래를 대비할 것. 둘째, ‘작은 규모로’ ― 기존 시장의 틈새나 소규모의 신시장을 기반으로 시작하는 신규사업은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초기의 투자비부담을 줄일 것. 셋째, ‘독립된 조직으로’ ― 조직의 이해관계와 양립하기 어려운 파괴적 기술혁신 사업은 독립조직에서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기존 조직의 영향을 차단할 것. 넷째, ‘작은 성과부터’ ― 신사업이 일정한 궤도에 올라서기 전, 성급한 투자자들을 안정시키고 조직구성원들로 하여금 성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작은 성과를 보여줄 것.
권순영 산업정책연구원, 경쟁력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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